나 진짜 스티비한테 돈 갖다 바치고 있어 제가 왜 이제야 왔냐면요 너무 바빴답니다 그래서 디깅을 할 수가 없었어요 무언가 새로운 걸 찾으려면 좀 새로운 걸 찾을 시간이 있어야잖아요 근데 어제 정신이 바짝 들면서 그래, 시간이 없어 시간을 못 버린다는 것 그건 정말 말이 안 된다 시간은 내서라도 버려야 하는 거다 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저희 집에 옛날에 구독했다가 개쌓아둔 런던리뷰오브북스가 있거든요 그거 저 앞머리 자를 때 혹은 유리 깨졌을 때 쓰는 진짜 비싼 신문지인데 얼마 전 머리 자르다가 보니까 테리 이글턴이 벤야민과 비트겐슈타인과.. 뭐 이런저런 독일 철학자들 데리고 쓴 사실 벤야민은 철학자가 아니라 언어를 실험한 익스페리멘털리스트(이런 표현 안 씀)였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비트겐슈타인 등을 전유하는.. 그런 글을 오늘 출근하며 읽었는데요 솔직히 영어라서 75퍼센트는 이해 못했는데 중간중간 이해되는 부분이 있어서 아 그래 이 정도만 흡수하면 그게 어디야 라는 생각을 했어요 갑자기 이 이야기가 왜 나왔을까요 저도 몰라용.. 근데 제가 이걸 추천할 수는 없잖아요 이해를 다 해야 추천을 하등말등 하지 그래서 제가 저 글을 읽으며 들었던 노래 칼리 우치스의 2018년 앨범 아이솔레이션 (어머 이거 ㅇ에셈에들이 잘한 다고 소문난) 이번에 내신 앨범을 듣다가 아니 이 분 머야? 책 읽을 때 듣기 너무 좋고 편안하고 색다르잖아 하는 생각에 듣다듣다 당도한 아이솔레이션, 이것만큼 지하철의 세상만사를 뒷켠으로 보내고 나를 그냥 1960년대 미국 풀밭으로 보내버리는.. 그런데 그 미국 풀밭에서 가끔씩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가 나와서 엥? 여기 육십년대인데 너가 왜 와있어 하는 느낌이랄까요? 암튼 머리 뽀개지는 테리 이글턴의 글을 영어로 읽을 때에도 거슬리지 않으나 가끔씩 정신을 놓았을 때 들리는 멜로디가 나를 너무 행복하게 해줬다~ 나 이제 시간 써서 시간 버린다 정말 기대하세요 메일함 너 이제 끝났다 |